맥주로 채우는 비운 마음, <미륵미륵>

Chillin' w/ Beer & Meditation

이전까지 여행지의 숙소에서 중요한 것들은 위치, 가격, 침구, 온수 같은, 편의에 대한 것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가 된 요즘에는 다르다. 숙소도 하나의 경험 장소가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의 색다른 시간을 기대하는 당신이 통영에서 머물러야 할 숙소는 바로 여기다.

그러니까 여기는 ‘맥주' 호스텔입니다.

이곳의 정확한 이름은 <미륵미륵 ‘맥주' 호스텔>. 맥주는 이곳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주인장 미륵이가 직접 큐레이션한 남해안 브루어리의 맥주들. 숙박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도 많은 편.


미륵미륵 맥주 호스텔/Mireuk Mireuk Beer Hostel

경남 통영시 해송정4길 37

37, Haesongjeong 4-gil, Tongyeong-si, Gyeongsangnam-do

010-7291-9719

open everyday

계단을 올라 2층, 펼쳐지는 별세계. 100년 된 일본식 건물에 다양한 배경의 앤틱 가구, 소품을 들이고, 유러피안 자수를 깔아놓은 테이블에는 금테 두른 찻잔을 놓았다. 마치 여기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려면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를 쓰고, 레이스 장갑을 낀 손으로 찻잔을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시그니처 메뉴는 밀크티와 말차라떼. 커피 메뉴를 찾는다면 비엔나커피도 좋다. 쌀로 만든 쫀득한 다쿠아즈를 곁들이면 더 부러울 것 없는 오후의 티타임. 때때로 스콘이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기도 한다. 


이곳의 가장 멋진 점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점. 100년의 한국사와 함께 해온 군산과자조합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자.


1970s, <수목원>


꾸밈 없이 담담한 이름, 빈틈도 어긋남도 없이 차곡차곡 쌓인 벽돌, 체리색의 묵직한 나무 문. 언뜻 고루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첫인상. 그래서일까.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원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유독 이곳만은 조용하다.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수목원'.


수목원/Sumogwon

전북 군산시 구영5길 81

81, Guyeong 5-gil, Gunsan-si, Jeollabuk-do

063-445-5330

open everyday

10:00~22:00

문을 열면 한 발 들어서기도 전에 보이는 작은 실내 정원과 넓은 창 밖으로 보이는, 일본 오하라의 액자정원을 연상케 하는 마당. 찻집 이름이 왜 수목원인지, 왜 수목원이어야 하는지 단번에 알게 하는 공간 조성.


2019년이라기엔 괘종시계, 다이얼 전화기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곳은 TV 드라마 ‘시그널' 촬영지이기도 하단다.


반전 한 가지. 클래식한 외관과 달리 지금 유행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메뉴가 많다는 거. 말차라떼에 초코생크림을 올려주는 ‘초코나무숲'이 귀엽다.


1990s, <틈>


지나가다 발견할 가능성, 단 1%. 정말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 공사장인가 싶은 슬레이트 가벽 안으로 들어가면 자갈이 깔린 공터가 나오고, 공터 한쪽 구석 아이비 덩굴로 뒤덮인 벽돌집의 문을 열면 거기가 바로 ‘틈'이다.


틈/Teum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25-1

125-1, Guyeong 6-gil, Gunsan-si, Jeollabuk-do

open everyday

10:00~22:00

천고가 높이 트인 복층 건물. 팝아트를 옮겨 놓은 벽화, 사무실에 있었을 법한 가구들, 군데 군데 놓인 드라이플라워들. 촌스러운 구석은 없는데 묘하게 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은 있다.


공간과 음악이 자아내는 나른한 분위기에 빠져들라치면 강한 펀치의 커피가 정신을 번쩍 깨운다. 음료를 주문하면 함께 제공되는 짭쪼름한 크래커, 그리고 사랑스러운 작은 꽃다발.


감성이 메마른 사람도 추억에 빠지게 만들고, 기념품 같은 건 챙기지 않는 사람도 작은 안개꽃 다발을 소중히 가져가게 만드는 건 온전히 ‘틈'의 마법.

so.dosi recommends

세 곳 모두 충분히 즐기려면 하루로는 짧습니다. 다 가보고 싶다면 이틀 이상 머무르는 여행을 추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