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한 공간, <piknic>

Word. Pip Usher

Photograph. Cecilie Jegsen

굳이 따지자면 ‘종로구'는 아니다. 남산 자락에 위치한 <piknic>은 행정구역상으로 서울의 한 가운데 ‘중구'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소개하는 이유는? 당신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서.


<piknic>은 한 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공간이다. 전시, 굿즈, 카페, 퀴진 등 동시대의 서울, ‘지금, 여기'의 문화로 넘실대는 공간. 그저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언어에 담기에는 공간이 가진 맥락이 너무나도 다채롭고 풍성하다.


아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지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장소


어느 날 지나가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주거지역, 그것도 꽤나 안쪽에 숨어있기 때문. <piknic>은 그곳에 있다는 걸 알고, 직접 찾아 나서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다음은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발걸음이 멈칫할 때마다 눈 앞에 <piknic>이라고만 적힌 간결한 표지판이 나타나준다.


표지판의 안내를 따라 진입로에 들어서면 크지 않은 이 공간이 한 눈에 보인다. 1970년대에 제약회사였던 주황색 건물과 그 옆에 새롭게 지어진 작은 온실은 <piknic>이 지향하는 바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각 층을 채우는 다른 맥락의 공간

각 층을 채우는 다른 맥락의 공간

각 층을 채우는 다른 맥락의 공간


1층에는 카페 <카페 피크닉>과 굿즈샵 <키오스크 키오스크>가 있다. <카페 피크닉>은 낮에는 카페이지만, 밤이면 타파스 바로 변신하는 매혹적인 공간. <키오스크 키오스크>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물을 만나볼 수 있다.


2층은 전시기획 그룹 <글린트>가 채운다. 당신이 어느 해 어느 계절에 이 곳에 머물지 모르고, 그 때 어떤 색채의 전시가 이 공간을 채우고 있을지 모르지만, 고민 없이 들러 보아도 좋을 것. 이 공간처럼 간결하지만 울림이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다.


3층에는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프렌치 다이닝 <제로 컴플렉스>가 있다. 서울의 파인 다이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도전해보자.


<서울N타워>가 서울 전체를 내려다보기 위해 오르는 전망대라면, <piknic>의 옥상은 그런 서울타워를 올려다보기 위해 오르는 전망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서울타워는 서울 시내라면 어디에서나 보이지만, 이토록 온전하게 서울타워만 보이는 스팟은 찾아내기 쉽지 않다. 맑은 날, 가장 예쁜 모습의 타워를 카메라에 담고 싶다면 꼭 올라볼 것.

" 이토록 온전하게 서울타워만 보이는 스팟은 찾아내기 쉽지 않다. "

so.dosi recommend

우선 2층에서 한 작품 한 작품 눈길을 주며 거닌다는 느낌으로 여유롭게 전시를 감상하자. 햇볕을 쬐기에 좋은 날씨라면 4층 옥상에, 아니라면 1층 카페 롱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작은 노트를 펼치고 여행 중 떠오른 생각, 있었던 일, 앞으로의 계획을 손으로 적어보자. 여행이 주는 영감을 일상 속에 녹여내는 과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