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카페놀이

Time Travel Cafe Tour

군산이 가진 ‘시간여행'이라는 테마는 요즘 애들의 놀이문화 ‘카페놀이’에도 녹아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 그리고 1990년대까지. 요즘 애들에게는 새롭고 어르신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그때 그 시절.

이곳에 오기 위해 군산에 와도 좋을, 소.도시 가이드 별 세 개 짜리 카페들.

1930s, <군산과자조합>


이곳의 무드는 거리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원도심 한복판, 축음기로 재생한 듯 1930년대 음악이 흐르는 2층 건물. 근처를 지나는 사람은 누구나 눈 또는 귀, 혹은 두 가지 전부를 이곳에 빼앗기게 되어있다. 군산 원도심의 핫플레이스 ‘군산과자조합'.


군산과자조합/Gunsan Cooperative Bakery

전북 군산시 구영5길 68

68, Guyeong 5-gil, Gunsan-si, Jeollabuk-do

063-446-1939

open everyday

09:00~22:00

계단을 올라 2층, 펼쳐지는 별세계. 100년 된 일본식 건물에 다양한 배경의 앤틱 가구, 소품을 들이고, 유러피안 자수를 깔아놓은 테이블에는 금테 두른 찻잔을 놓았다. 마치 여기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려면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를 쓰고, 레이스 장갑을 낀 손으로 찻잔을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시그니처 메뉴는 밀크티와 말차라떼. 커피 메뉴를 찾는다면 비엔나커피도 좋다. 쌀로 만든 쫀득한 다쿠아즈를 곁들이면 더 부러울 것 없는 오후의 티타임. 때때로 스콘이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기도 한다. 


이곳의 가장 멋진 점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점. 100년의 한국사와 함께 해온 군산과자조합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자.


1970s, <수목원>


꾸밈 없이 담담한 이름, 빈틈도 어긋남도 없이 차곡차곡 쌓인 벽돌, 체리색의 묵직한 나무 문. 언뜻 고루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첫인상. 그래서일까.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원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유독 이곳만은 조용하다.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수목원'.


수목원/Sumogwon

전북 군산시 구영5길 81

81, Guyeong 5-gil, Gunsan-si, Jeollabuk-do

063-445-5330

open everyday

10:00~22:00

문을 열면 한 발 들어서기도 전에 보이는 작은 실내 정원과 넓은 창 밖으로 보이는, 일본 오하라의 액자정원을 연상케 하는 마당. 찻집 이름이 왜 수목원인지, 왜 수목원이어야 하는지 단번에 알게 하는 공간 조성.


2019년이라기엔 괘종시계, 다이얼 전화기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곳은 TV 드라마 ‘시그널' 촬영지이기도 하단다.


반전 한 가지. 클래식한 외관과 달리 지금 유행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메뉴가 많다는 거. 말차라떼에 초코생크림을 올려주는 ‘초코나무숲'이 귀엽다.


1990s, <틈>


지나가다 발견할 가능성, 단 1%. 정말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 공사장인가 싶은 슬레이트 가벽 안으로 들어가면 자갈이 깔린 공터가 나오고, 공터 한쪽 구석 아이비 덩굴로 뒤덮인 벽돌집의 문을 열면 거기가 바로 ‘틈'이다.


틈/Teum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25-1

125-1, Guyeong 6-gil, Gunsan-si, Jeollabuk-do

open everyday

10:00~22:00

천고가 높이 트인 복층 건물. 팝아트를 옮겨 놓은 벽화, 사무실에 있었을 법한 가구들, 군데 군데 놓인 드라이플라워들. 촌스러운 구석은 없는데 묘하게 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은 있다.


공간과 음악이 자아내는 나른한 분위기에 빠져들라치면 강한 펀치의 커피가 정신을 번쩍 깨운다. 음료를 주문하면 함께 제공되는 짭쪼름한 크래커, 그리고 사랑스러운 작은 꽃다발.


감성이 메마른 사람도 추억에 빠지게 만들고, 기념품 같은 건 챙기지 않는 사람도 작은 안개꽃 다발을 소중히 가져가게 만드는 건 온전히 ‘틈'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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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곳 모두 충분히 즐기려면 하루로는 짧습니다. 다 가보고 싶다면 이틀 이상 머무르는 여행을 추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