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리서사
1940년대 서울, 종로에는 시인 박인환의 서점 ‘마리서사'가 있었다. ‘마리'는 그가 좋아하던 시인 ‘마리 로랑생'에서, ‘서사'는 서점의 옛말에서 따 온 이름. 사회 전반에 새로운 생각들이 퍼져가던 시절, 마리서사는 단순한 책방을 넘어 문인들이 교류하던 살롱이기도 했다.
2019년 군산, 월명동에는 독립서점 ‘마리서사'가 있다. 박인환의 마리서사와는 시간도, 공간도 다르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간'. 파란 지붕, 갈색 벽체의 건물은 그 자체로 아이코닉. 그러나 이곳의 진가는 들어서자마자 훅 끼얹어지는, 그 분명한 취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