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궁궐을 걷는 아침: 창덕궁 & 창경궁

The Palaces of Morning Calm
자연과 건축의 아름다운 조화, ‘창덕궁’

조선의 정궁 ‘경복궁’을 대신해 왕이 머물던 ‘창덕궁’. 왕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압도적인 위용과 질서정연한 배치를 자랑하는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조금 더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하며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미가 더한 궁이다.


창덕궁/Changdeokgung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9

99, Yulgok-ro, Jongno-gu, Seoul

02-3668-2300

월요일 휴무/closed on Mondays

November to January 09:00 - 16:30

February to May 09:00 - 18:00

June to October09:00 - 18:30


*입장료(대인) 3,000원

3,000won/person(adult)

words. Gaeun Kim

photography.

Jahoon Kim/Emil Lavsen

오백년 조선왕조가 막을 내린 ‘대조전’

이렇듯 아름다운 창덕궁은 한 편 조선의 가장 슬픈 역사가 서려있는 궁이기도 하다. 왕과 왕비의 침전이자, 어린 왕자와 공주가 자라던 대조전. 외부로부터 가장 보호받던 이곳에서 1910년, 조선의 마지막 대전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의 결론은 ‘한일병합’. 찬란했던 조선왕조 519년 역사의 끝이자, 불행한 일제치하 36년의 시작이었다.


궁궐 속 비밀의 정원, ‘후원’

창덕궁의 가장 안쪽에는 비밀의 정원이 숨겨져 있다. 한 때 ‘비원'으로 불리기도 했던 창덕궁 ‘후원’. 왕과 왕족이 풍류를 즐기던 이곳은 오랜 기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왔으며, 지금도 정해진 시간에 안내자와 동행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비밀스러운 이유가 충분할만큼 아름답다고 하니, 정해진 시간을 참고해서 꼭 방문해보자.



동쪽을 바라보는 단 하나의 궁궐, ‘창경궁’

조선의 궁궐은 왕을 상징하는 남쪽을 바라보도록 지어진다. 단 하나의 예외가 바로 ‘창경궁’. 예외적으로 동쪽을 바라보도록 지어진 이유는 그것이 주변지형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 모습은 임진왜란 때 불타 사라졌고, 남아있는 모습은 전쟁 이후 광해군이 복원한 것이다.


창경궁/Changgyeonggung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185, Changgyeonggung-ro, Jongno-gu, Seoul

02-762-4868

월요일 휴무/closed on Mondays

09:00-18:00


*입장료(대인) 1,000원

1,000won/person(adult)

 

‘창경원’으로 불렸던 슬픈 날들

창경궁은 한 때 왕이 머무는 궁궐이 아닌 일반인들의 유원지로 사용되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궁을 훼손시켜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짓고, 큰 연못을 파서 일본식 정원으로 꾸민 것. 뿐만 아니라 벚꽃놀이를 위해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나무 수 천 그루를 심기도 했다. 해방 후에도 오랫동안 창경원으로 불리던 창경궁은 1983년 이름을 되찾고, 1986년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한제국의 유산, ‘대온실’

대온실 역시 처음은 일제의 ‘식물관'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인이 지은, 철과 유리를 사용한 근대건축. 그러나 분명하게 일제의 벚꽃이 아닌 대한제국의 ‘오얏꽃’이 그려진 대한제국의 유산이기도 하다. 재질은 이질적이지만, 건축을 이루는 선이 궁의 다른 전각들과 닮아 있는 듯. 온실 안으로 들어가면 한반도에 자생하는 다양한 희귀식물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