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Chungmugong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장군의 눈이 빛났다. 기다려온 바로 그 때. 일제히 뱃머리를 돌리라 명했다.

한산도 앞바다에 거대한 학 한 마리가 날개를 펼치던 날, 조선은 오래 기다려 온 승전보를 안았다. 

1592년, 음력 7월 초파일의 일이었다.”


‘통영’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삼도수군통제영’은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던 조선시대의 해군본부였다.

두 차례의 왜란에서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구국의 영웅이자,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 숭고함을 잃지 않은 거룩한 성웅. 


그가 지켜낸 바다와 땅에서 그의 이름을 기리는 장소들.

제승당

통영에서 배를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한산도’에 닿고, 항구에서 해안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제승당’에 도착한다. 정식 이름은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장군의 사령부인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곳이다. 충무사, 한산정, 제승당 등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승당’으로 통칭한다.


제승당 / Jeseungdang Shrine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두억리

Hansan-myeon, Tongyeong-si, Gyeongsangnam-do

055-254-4481

연중무휴 / open everyday

09:00-18:00

*입장료 1,000원 / admission fee 1,000won

섬의 바깥쪽 높은 곳에 위치한 경건하면서도 위풍당당한 건축물. 충무사에는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데, 매년 두 차례 향을 피우고 제사를 올린다. 제승당에는 장군의 전적을 그린 다섯 폭의 그림과 거북선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유허비는 장군의 후손이기도 한 후대 통제사가 세워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제승당 터를 둘러싸고 있는 건 오는 이를 압도하는 웅장한 소나무숲이다. 드높고 곱게 뻗은 모습이 마치 장군의 위엄을 드러내는 듯하다. 쓰레기통과 음수대, 안내판 등 시설물도 거북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방명록은 다녀간 이들이 남긴 감사와 존경의 메시지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충렬사

서피랑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마주치는 태극의 대문. 후대 통제사가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사당 ‘충렬사’다.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장군의 위패(비석처럼 고인의 이름이나 인적사항을 적어 혼을 담는 의미의 나무패)를 모시고 있다. 안쪽은 밖에서 보기보다 지대가 높아서 주변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충렬사 / Chungnyeolsa Shrine

경상남도 통영시 여황로 251

251, Yeohwang-ro, Tongyeong-si, Gyeongsangnam-do

055-645-3229

연중무휴 / open everyday

09:00-18:00

*입장료 1,000원 / admission fee 1,000won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74호로 지정된 300살 동백나무가 있다. 따뜻한 남쪽에서 잘 자라는 동백나무는 겨울부터 봄까지 붉은 동백꽃을 피우는 차나무과의 일종으로, 통영을 상징하는 나무이자 꽃이기도 하다. 입구 근처에 자주 나타나 제집처럼 늘어져 있는 검은 고양이는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하는 친근한 고양이.


근처에 ‘명정’ 또는 ‘정당샘’이라고 불리는, 통영에서 오랫동안 신성시되어 온 우물이 있는데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두 개 중에 윗우물을 ‘일정(日井)’, 아랫우물을 ‘월정(月井)’, 둘을 합쳐 ‘명정(明井)'이라 부른다고. 정당샘은 충렬사를 ‘정당’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붙은 이름. 백석의 시와 박경리의 소설에도 등장한다.


이순신 공원

시원하게 파란 바다가 보이는 짙은 초록의 언덕 ‘이순신 공원’.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한 이곳에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힘차게 손짓하는 장군의 동상이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지금도 이 바다를 지키고 있는 듯. 동상 옆에 있는 정자는 ‘학익진’의 이름을 따서 ‘학익정’이라 부른다.


이순신공원 / Yi Sun-sin Park

경상남도 통영시 멘데해안길 205

205, Mendehaean-gil, Tongyeong-si, Gyeongsangnam-do

055-642-4737

연중무휴 / open everyday

군데군데 자라는 열대식생, 유난히 잘 드는 한낮의 햇볕이 바다의 풍광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동상 앞에서부터 바다로 내려가는 길은 목재데크가 깔려있어 산책을 하기에 좋다. 산책로 중간에는 180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데크가, 끝에는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모래사장이 있다.


이순신공원은 통영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역할도 갖는다. 통영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 전통 공연예술 전수가 이루어지고, 야외공연장에서는 매주 시민들을 위한 공연이 열린다. 통영이 가진 자연 경치와 문화 예술을 한 번에 느껴보고 싶다면 빼놓지 말고 찾아야 할 여행지.

so.dosi recommends

세 곳 모두 충분히 즐기려면 하루로는 짧습니다. 다 가보고 싶다면 이틀 이상 머무르는 여행을 추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