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끼는 봉수골

Bonsugol We Adore

사계절 봄날같은 햇살이 드는 이 동네에는 ‘시내’와 또 다른 느낌이 있다.

통영 여행의 중심지 ‘강구안’에서 운하 위로 다리를 건너 ‘미륵도’, 그 안의 작은 동네 ‘봉수골’.


미술관 옆 책방, 책방 옆 살롱, 살롱 옆 맛집 그리고 그 옆 카페로 이어지는,

아끼는 사람에게만 살짝 알려주고 싶은 봉수골의 사랑스러운 장소들.

내성적 싸롱 호심

고양이가 그려진 우체통, 비단잉어가 사는 연못이 있는 초록 지붕 노란 집. <내성적 싸롱 호심>은 일러스트레이터 ‘밥장(Bob Chang)’이 꾸려가는 내성적인 문화살롱이다. ‘호심’이라는 이름은 화가 이중섭이 전시를 열던 ‘호심다방’의 이름을 딴 것. 밥장의 그림일기, 작품 원화가 전시되어 있다.


내성적싸롱 호심 / Salon Hosim

경남 통영시 봉수1길 6-15

6-15, Bongsu 1-gil, Tongyeong-si, Gyeongsangnam-do

월요일, 화요일 휴무 / closed on Mondays/Tuesdays

12:30-19:30

@salon.hosim

1970년대 주택을 개조했다. 프리다 칼로와 호빵맨, 호두까기 인형과 자개장이라는 이질적인 소품들이 하나의 공간에 밀도 있게 담길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주인장의 취향 덕택. 카페에서 사용하는 트레이 하나, 코스터 하나에서도 결코 쉽게 선택해 넘기지 않은 단단한 취향이 느껴진다.


비가 오는 날에는 호심에 가야한다. 투명한 온실 같은 창가 바 자리에 앉아 지붕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보고, 유리창에 빗물이 흐르는 장면을 들어야 한다. 음료는 시나몬향이 매력적인 프라나차이 밀크티, 이름도 아기자기한 '승승봉봉꿀'을 넣은 라임맛 '꿀레임', 그리고 오리지널 블렌드 '호심' 드립커피를 추천.


정원

큰 길 사거리 한 켠 마당이 딸린 2층 양옥집, 가정집이라 생각하고 지나칠 법한 그 집이 <정원>이다. 잘 가꾸어진 마당을 지나, 현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고, 신발을 벗고 마루에 들어설 때까지도 ‘여기가 식당이 맞나?’ 싶겠지만, 맞으니까 안심하고 자리에 앉자.


정원 / Jeongwon

경남 통영시 봉수로 50

50, Bongsu-ro, Tongyeong-si, Gyeongsangnam-do

055-644-8811

월요일 휴무/ closed on Mondays

10:00-20:00

"‘여기가 식당이 맞나?’ 싶겠지만, 맞으니까 안심하고 자리에 앉자."

대표적인 메뉴는 살얼음 낀 멍게를 초장 없이 참기름에 고소하게 비벼 먹는 ‘멍게비빔밥’과 통영의 제철나물이 주재료인 ‘통영비빔밥'. 주문한 건 한 그릇인데 나오는 건 계절 생선회를 포함한 여덟 가지 반찬에 굴미역국까지 제대로 갖추어진 한 상 차림이다.


갖은 재료가 담긴 대접에 따로 나온 밥 한 공기를 넣고 잘 섞은 다음, 따끈한 국을 곁들여가며 한 그릇을 다 비우면 제법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1인분부터 주문 가능, 혼자 와도 걱정 없음. 2월부터 봄까지는 계절특선메뉴인 ‘도다리 쑥국’도 맛볼 수 있다고.


몸과 마음

가끔 그런 공간들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그랬다. 오는 사람의 시선을 고려하기보다는 만든 사람의 취향을 주장하는 곳들. 안에 머문다는 느낌보다는 주위를 감상한다는 느낌을 주는 장소들. 봉수골 산책로의 가장 안쪽, 끝자락이라고 부를 만한 곳에 있다. <몸과 마음>.


몸과마음 / MomxMaum

경남 통영시 봉수로 99

99, Bongsu-ro, Tongyeong-si, Gyeongsangnam-do

월요일, 화요일 휴무 / closed on Mondays/Tuesdays

11:00-18:00

@momxmaum


초록 식물과 원목 가구가 이루는 트로피컬한 느낌을 바탕으로 앤틱, 빈티지, 아날로그 소품들이 부분 부분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 두 시간을 보내고 났을 때 새로운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를 옮겨 앉으면 다른 카페로 장소를 바꾼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


말수는 적지만 사실 다정한 사장님은 사진작가이자, 기타를 연주하는 아티스트이시기도 하다. 이따금 1층 바에서 즉흥 연주를 들을 수도 있으니 귀를 기울여 볼 것. 통영 토박이가 인정하는 커피 맛집이 여기. 플랫 화이트 한 잔으로 기분 좋게 깨우는 오후의 나른함.


통 게스트하우스

파란 대문의 하얀 이층집 <통 게스트하우스>는 봉수골 중심 거리에서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 있다. 도미토리부터 싱글룸, 더블룸과 패밀리룸까지 다양한 형태의 객실, 공용공간의 조리시설과 세탁시설까지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함 없이 갖추어져 있는 좋은 숙소.


통 게스트하우스 / Tong Guesthouse

경남 통영시 봉수4길 66

66, Bongsu 4-gil, Tongyeong-si, Gyeongsangnam-do

연중무휴 / open everyday

check-in 15:00 / check-out 10:00

@tongyeong_tongguesthouse

"파란 대문의 하얀 이층집. 봉수골 중심 거리에서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 있다."

천고가 높이 트인 방에는 조립식 가구 대신 고미술품을 두었고, 적당하게 단단한 침대 위에는 서느런 호텔 베딩 대신 감촉 좋게 닳아진 순면 침구를 깔았다. 숙박업소에 묵는다기보다는 초대 받은 손님으로 게스트룸에 머무는 듯한, 이름 그대로 ‘게스트하우스’로서의 경험.


조용한 머묾을 위한 하우스 룰이 잘 정해져 있는 편이다. 세탁 설비는 9시까지, 샤워 시설은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늦어도 11시까지는 숙소에 돌아와야 한다. 덕분에 한밤 중이면 새하얀 정적을 느낄 수 있을 것. 온전한 쉼을 위해 여행하는 사람, 사색하는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

so.dosi recommends

봉수골의 더 많은 장소들이 실린 ‘봉수골 동네지도'를 (다음 장에 이어지는) <봄날의 책방>에서 나누어주고 있어요. 먼저 봄날의 책방에 들러보고, 나오는 길 지도를 받아 산책을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